친구가 엄마가 됐다. .
엄마가 된 그네는 참 많은 변화의 직면한다. 그네를 만나는 나 역시참 많은 변화에 직면한다. 갓난 아이 때야 별 문제 없었다. '오, 젖주는 구나!', '오, 우유타는 구나!', '오, 목욕하는구나!' '오오오! 드디어 잠들었구나!' 엄지와 검지로 눈가를 잡을 정도의 아주 미세한 변화였다.

문제는 아이가 두 다리로 서기 시작하면부터다. 위험과 비위험을 구분하지 못하는 몸뚱이가 제 의지대로 움직이기 시작할 때, 얼마나 수 많은 위험이 그애를 기다리고 있는지. 두 살이 된 내 친구의 아들은 빙글빙글 돌면서 가게 테이블 모서리에 지 몸을 갖다 박고 울음을 터뜨리는 버릇을 가지고 있었다.

친구와 친구의 언니는 아기가 이뻐 죽는다는데, 그런데 어쩌지? 난 내 친구의 애기가 하나도 이쁘지 않다. 애는 내 친구와 나를 갈라 놓는 방해물이며 내 친구와의 만남을 아무 의미 없게 만드는 지우개였다.
솔.직.히! 친구 아들이 입에 문 과자를 침으로 으깨고 여기저기 뱉고 다닐때 구역질이 났다.

주변 사람들에게 친구의 애가 밉다는 이야길 했다. 아무도 호응하지 않는다. 졸지에 정이 없고 비인간적인 사람이 되어버린다. 조금 당황한 나는 그래도 친구의 애니까 조금은 이뻤다고 덧붙여본다. 그렇게 없는 모성을 억지로 덧입혀본다.

자괴감이 든다. 나는 모성이 결핍되어 있는 인간인가? 모성은 갖추어야만 하는 필수 덕목일까? 모성이 원초적인 본능일 수는 있는데, 세상 모든 사람들이 획일적으로 다 똑같은 양의 모성이 있는건 아니잖아. 그리고 그게 왜 그렇게 큰 문제가 되는건데?
나에게도 어린시절이 있었으니까? 에이, 아니다. 모두들 전제하에서 말하고 있는거다. 나는 여자고, 언젠가 '엄마'가 될 사람이란 전제 하에서 자꾸만 모든걸 말한다.
잠깐, 그럼 부성은? 부성은? 모성의 결핍은 크나큰 결함인데, 부성은 그렇지 않잖아. 남자가 아이를 좋아하지 않는다거나, 나처럼 귀찮게 여기는 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존재할 수 있는 현상이다. 모성은 필수, 부성은 선택. 모성 없는 여자는 비정상이고, 부성없는 남자는 정상일 가능성이 높고.

 "책에서 봤는데, 두 살부터 네 살 까지는 아기에서 어린이가 되어가는 과정이래. 그래서 호르몬이 왕성하게 분비되고 감정의 조절이 잘 안된대."

'아악'하고 지르는 괴성에 깜짝 놀라는 나를 보며 친구가 말했었다.
엄마가 된 내 친구는 왜 이리 초라하고 작아보이는지. 어머니는 세상에서 가장 크고 위대하다는데 그건 그 아기한테나 해당되는 얘기다. 나도 우리 엄마가 세상에서 가장 크고 위대하지만 어머니가 된 친구는 한 없이 작고 초라하다.
특히나 이 사회에선 더더욱 그렇지. 친구 아들 잘못도 아닌데, 역시나 나는 내 친구의 작은 어깨에 덧대 퍼져 자는 그 아이가 한참이나 밉다. 자기 자식도 아닌데 모성을 십분발휘해야만 하는 강요에 사로잡힌 이 사회가 참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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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자중에 火자만 세개
열내고 열받으며 세상 살아온지 스물일곱해
B형 게자리 오른손잡이 반곱슬
남들보다 두배의 중력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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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20 11:29 2008/09/2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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