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일들

2008/09/25 17:58

회사 사장이 바뀌면서 대대적인 인사이동이 있었다.
사장 지켰던 직원들은 저 멀리 지방 발령 혹은 비제작부서로.
퇴진에 앞장섰던 이들은 한자리씩 꿰찼다.
울팀도 뉴페이스가 왔는데 아... 정말 걱정된다.
일주일 밖에 안되었는데 벌써 다들 나가겠다고;;
일도 일이고 심란해 죽을 맛이다
원고도 다 뜯어 고치겠지? 아....................................어케해!

아일랜드로 간 언니에게 소포 붙였는데
내용물은 책 한권 + 햇반 5개 = 2만원이 안되는데
EMS로 보냈더니 배송비가 4만 천구백오십원이다. 잊혀지지도 않네.
배보다 배꼽이 크다니. 왜 아일랜드까지 갔단 말이냐!!
일반 우편으로 보내면 2만 몇천원이긴 한데 보름 정도 걸리는데다가 제대로 갔는지 확인도 안된단다.  아, 돈이 무섭다. 무서워.

유노 요 인간은 내 속 확 긁어놓고, 내가 니 직원이냐!!

정말 오늘 참 암울하구나. 날씨까지 왜이리 청승맞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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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의 기억

2008/09/23 14:00


 생리통이 평소 심한편은 아니다. 근데 이번 생리는 정말 휘몰아 친다. 이렇게 심하게 폭풍우가 일고 몰아칠 땐 정말이지 모든 것을 다 놓아버리고, 하루 종일 침대에서 끙끙 앓고 싶다. 생리 휴가는 꼭 필요한 제도임을 되새긴다.

 내 첫 생리는 열두살에서 열세살로 넘어가는 겨울이었다. 그러니까 꼬박 십오년을 채워온 셈이다. 작년 인간극장에서 일할 때는 몸이 너무 좋지 않아서 여름 내내 불순이었고(나중에 알게 된건데 그건 '하혈'이었다), 그걸 제외하면 꼬박 꼬박 달마다 대량의 피를 쏟아왔고 앞으로도 쏟을 예정이지 싶다.  

 생리통이 가장 심했을 때는 대학교 2학년때였다. 국토대장정을 빙자한 모 프로그램에 참여했기 때문에 20일 가까이 되는 날 동안 생리를 미루는 약을 먹어야 했다. 서울에 다시 도착해서 약을 끊고 생리를 시작했을 땐, 어찌나 통증이 심하던지. 이불을 쥐어짜도 나아지지 않고 입술을 깨물고 허벅지를 때리고 데구르르 굴러도 좀 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잠잠해지지 않는 고통의 파도에, 평생 먹지 않을꺼라 결심하던 생리통 약을 먹어볼까 생각이 들었다. 

 비행기를 장시간 타고 여행하면 항상 난리가 났었다. 월경이 괜히 月경이냐. 멀리 가면 안된다고. 몸의 신이 나를 비웃는거 같았다.
말레이시아의 유스호스텔에서 흡수력 떨어지는 말레이시아 검정 생리대를 들고 바지가 피범벅이 됐던 그 순간은 아직도 내 인생 가장 아스트랄한 순간으로 꼽힌다. 

붉은 색은 금기의 의미한다. 하다못해 신호등도 '멈춤'이라고 말해주지 않던가. 이렇게 배를 붙잡고 데굴데굴 구르다가 공벌레처럼 온 몸을 말고 누워만 있고 싶을 땐, 수 없이 길고 긴 시간 격한 통증에 시달리면서, '나 생리한다고' 내색 한번 못하고 일상과 똑같은 노동에 투입됐을(그리고 되고 있는) 수십억의 여성들이, 그리고 그녀들이 겪어냈을 생리의 '기간'이 떠오른다.

겪어 봐야 안다. 겪어봐야 차별이 아닌 차이로 받아들일 수 있을거라고, 다시 태어나지 않고는 절대 겪어보지 못할 세상 절반의 인류에게 오늘따라 큰 소리로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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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자중에 火자만 세개
열내고 열받으며 세상 살아온지 스물일곱해
B형 게자리 오른손잡이 반곱슬
남들보다 두배의 중력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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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23 14:00 2008/09/2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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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엽기민원님에게 생일 선물로 <대한민국 원주민 , 최규석, 창비 > 이라는 책을 선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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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1에 연재될 때 스케치한 듯한 약간은 거친 그림체와 담담한 듯한 톤이 맘에 들어 챙겨보곤 했습니다.

시사 주간지에 연재되는 만화라서 해당 잡지가 발행되는 시기의 이슈와 어떤 연관이 있는 작품이라 오해(;)했습니다. 그래서 작가의 의도와 전혀 상관없는 방식으로 해석하곤 했었습니다. 지금보니 도대체 어떻게 그렇게 해석했었나 싶군요.

자신이 기억하는 가난했던 시절의 이야기들, 가족들의 기억 속의 이야기들을 담담히 때로는 아프게 풀어냅니다.

작가는 저보다 두어살 많을 뿐입니다. 그럼에도 그와 저는 다른 시간을 산 듯 했습니다.  책을 읽으며 잊고 있었던 많은 기억들을 다시 하나 둘씩 꺼내보고 있습니다. 그렇게 기억해낸 이야기들은 또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책을 읽고 나서 저의 가족들의 기억도 제 손으로 복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원주민"인 우리 할머니 세대, 부모님 세대의 이야기들은 아름답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불편하기조차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하지 않으면, 제가 정리해보지 않으면 "대한민국 원주민"들의 이야기들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광주로 내려갈 때마다 부모님을 인터뷰해볼 생각입니다. 다른 분들도 같이 해보는 건 어떨까요? 그렇게 우리가 써내려간 그들의 이야기들을 함께 나눠보면 의미있는 일일 듯 합니다.

많은 고민을 하게 해준, 최규석 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

최규석 작가의 홈페이지도 방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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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21 16:22 2008/09/2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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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앙증양이 올린 글에 대해 나도ㅋ
여성의 임신과 출산, 육아에 대해 다들 어찌나 염려가 많으신지
그 잘란 '씨', '대'를 이을 아이를 위해 치루는 희생은 모두 '모성', '사랑'으로 덮어진다.
갓난애 보느라 집 밖에 한 발자국 못나가도 - 애 엄마니까 당연.
육아휴직 못내고 제대로 애 맡길곳도 없어서 사표내면 - 애 엄마니까.
여성이 담배피면? - 나중에 애도 낳아야 하는데 그만 끊지
젠장. 애는 혼자 만드냐. 자궁은 안되고 정자는 괜찮은가보지?
생각해보니 이렇게 애만드는데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양반들이
왜 여성의 몸매에 그렇게 냉혹한지 모르겠다.
S라인? 섹시? 쭉쭉빵빵? 솔직히 애 생각하면 적당한 지방과 튼실한 하체가 좋은거 아니냐?ㅋㅋ 노출 심한 옷도 여성 건강에 썩 좋지 않을텐데 다 가리고 다니게 하지, 왜?ㅋ

그래. 나 아직 애 안나봐서 모른다. 나도 애 생기면 예뻐 죽겠지. 그냥 좋아라 하고 애만 바라볼지도 모르겠다. 근데 여성은 덜렁 애만 낳는 '생산도구'가 아니란 말이다. 아이를 가지고 낳기까지, 그리고 키우는 과정에서 여성이 현실과 얼마나 많이 부딪혀야 하는지, 얼마나 타협하고 양보해야 하는지... 조금이라도 같이 고민해줬음 좋겠다.
여성이 자식만 바라보고 사는 거, 참 미련할 정도로 자식에게 집착하고 애정 갖는거...
신파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캐릭터가 바로 우리집 엄마인건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여성에게 남는 게 자식밖에 없으니까. 내 꺼 다 버리고 내 꺼 다 주고 남은 건 자식 뿐. 남성은 안 그러냐고? 물론 아버지도 물심양면으로 갖은 고생하겠지만 솔직히 내 계산으로 볼땐 온갖 자질구레한거부터 시작해 크고 작은 일까지 대부분은 엄마 몫이다.
그래도 이 세상 엄마들은 얘기하지. 자신이 태어나서 가장 잘한 일은 '너를 낳은 거' 라고... 에휴... 참... 나도 내 자식한테 이런 얘기를 할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래서 좋은 세상 만들어야 한다. 그게 내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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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21 00:49 2008/09/21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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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엄마가 됐다. .
엄마가 된 그네는 참 많은 변화의 직면한다. 그네를 만나는 나 역시참 많은 변화에 직면한다. 갓난 아이 때야 별 문제 없었다. '오, 젖주는 구나!', '오, 우유타는 구나!', '오, 목욕하는구나!' '오오오! 드디어 잠들었구나!' 엄지와 검지로 눈가를 잡을 정도의 아주 미세한 변화였다.

문제는 아이가 두 다리로 서기 시작하면부터다. 위험과 비위험을 구분하지 못하는 몸뚱이가 제 의지대로 움직이기 시작할 때, 얼마나 수 많은 위험이 그애를 기다리고 있는지. 두 살이 된 내 친구의 아들은 빙글빙글 돌면서 가게 테이블 모서리에 지 몸을 갖다 박고 울음을 터뜨리는 버릇을 가지고 있었다.

친구와 친구의 언니는 아기가 이뻐 죽는다는데, 그런데 어쩌지? 난 내 친구의 애기가 하나도 이쁘지 않다. 애는 내 친구와 나를 갈라 놓는 방해물이며 내 친구와의 만남을 아무 의미 없게 만드는 지우개였다.
솔.직.히! 친구 아들이 입에 문 과자를 침으로 으깨고 여기저기 뱉고 다닐때 구역질이 났다.

주변 사람들에게 친구의 애가 밉다는 이야길 했다. 아무도 호응하지 않는다. 졸지에 정이 없고 비인간적인 사람이 되어버린다. 조금 당황한 나는 그래도 친구의 애니까 조금은 이뻤다고 덧붙여본다. 그렇게 없는 모성을 억지로 덧입혀본다.

자괴감이 든다. 나는 모성이 결핍되어 있는 인간인가? 모성은 갖추어야만 하는 필수 덕목일까? 모성이 원초적인 본능일 수는 있는데, 세상 모든 사람들이 획일적으로 다 똑같은 양의 모성이 있는건 아니잖아. 그리고 그게 왜 그렇게 큰 문제가 되는건데?
나에게도 어린시절이 있었으니까? 에이, 아니다. 모두들 전제하에서 말하고 있는거다. 나는 여자고, 언젠가 '엄마'가 될 사람이란 전제 하에서 자꾸만 모든걸 말한다.
잠깐, 그럼 부성은? 부성은? 모성의 결핍은 크나큰 결함인데, 부성은 그렇지 않잖아. 남자가 아이를 좋아하지 않는다거나, 나처럼 귀찮게 여기는 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존재할 수 있는 현상이다. 모성은 필수, 부성은 선택. 모성 없는 여자는 비정상이고, 부성없는 남자는 정상일 가능성이 높고.

 "책에서 봤는데, 두 살부터 네 살 까지는 아기에서 어린이가 되어가는 과정이래. 그래서 호르몬이 왕성하게 분비되고 감정의 조절이 잘 안된대."

'아악'하고 지르는 괴성에 깜짝 놀라는 나를 보며 친구가 말했었다.
엄마가 된 내 친구는 왜 이리 초라하고 작아보이는지. 어머니는 세상에서 가장 크고 위대하다는데 그건 그 아기한테나 해당되는 얘기다. 나도 우리 엄마가 세상에서 가장 크고 위대하지만 어머니가 된 친구는 한 없이 작고 초라하다.
특히나 이 사회에선 더더욱 그렇지. 친구 아들 잘못도 아닌데, 역시나 나는 내 친구의 작은 어깨에 덧대 퍼져 자는 그 아이가 한참이나 밉다. 자기 자식도 아닌데 모성을 십분발휘해야만 하는 강요에 사로잡힌 이 사회가 참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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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자중에 火자만 세개
열내고 열받으며 세상 살아온지 스물일곱해
B형 게자리 오른손잡이 반곱슬
남들보다 두배의 중력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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