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 노량진 단과학원을 다니며 혼자 밥을 사먹기 시작했을 때,
이제 어른 다됐다고 생각했다.
스물 일곱 생일, 난생 처음 혼자 데모에 나가는 길에
조금 더 걸쭉한 어른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을지로에서 광화문 광화문에서 시청까지 혼자 길을 걷노라니, 참 많은 생각이 난다. 유난할 것 없는 날이지만 그래도 나름 특별하게 보내는 구나.
바위처럼 나오는데, 이쪽 저쪽에서 사람들이 일어나 춤을 춘다.
대학시절 율동패로 4년을 보냈음이 분명한 사람들. 보는 사람까지도 뛰고 싶고 춤추고 싶을 만큼 흥이 나게 춘다.
무엇이든 첫 만남은 짙고 깊다. 새내기 제일 처음 배운 민중가요는 바위처럼이었다. 첫 등투 때 신나게 춤추던 한 선배 언니가 생각난다. 길쭉 길쭉 늘씬했던 언니도 저 사람들 마냥 신명나게 춤 추곤 했다.
처음처럼 나오는데 출범식때 옆에서 율동하던 옆동아리 사람들이 기억난다.
처음처럼 율동을 못추던 나는 옆에 앉아 동기들을 따라 춰야했다. 그래도 어깨동무하면서 고꾸라 트리는 건 절대 잊지 않았다.
나에게 대학시절은 지난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이렇게 잊고 지낸 것 투성인걸 보니, 어느새 멀어졌나 싶다.
그 때 그 사람들 모두들 어디 있나? 다들 함께 흥겨웠던 그날을 잊지 않고 살아가는 지. 잊지 못해서 이 밤 거리로 나와 바위처럼에 신명나게 춤을 추고 있는 건 아닌지. 자꾸 이쪽 저쪽 두리번 거리게 된다.
무엇이든 '처음'이란 언제나 짙고 깊어서, 떠올릴 때마다 아릿하게 그 시절 그대로의 느낌을 실어온다. 처음처럼 노래 들으면서 울고 싶어지는 건 내가 오늘 유난한 날이어서가 아니겠지. 괜시리 하루하루 멀어지는게 슬퍼서는 아니겠지. 스스로 다독여 보다가.
나는 결국 못참고, 너무너무 보고 싶은 동기에게 전화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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