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에게 추천받은 <11분>.
파울로코엘료는 내 취향의 작가가 아니기에 망설였는데
-- 전에 <연금술사>를 읽다가 접은 적이 있다;;
걍 눈 딱감고 읽었다.
여성의 관점으로 쓴 글이 상당히 흥미롭고, 이 사람 혹시 여자? 싶을 정도긴 했는데
역시 내용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브라질 시골마을에서 평범하게 살던 한 여성이 예기치않게 다른 나라로 팔려가 창녀가 되고, 스스로 합리화했다가 비관도 했다가 절망도 했다가 여러 남자를 만나고 나중에 진실한 사랑을 만나고.... so what?
그동안 파울로가 보여줬던 얌전(?)하고 신비롭고 몽환적인 소설에 비하면
파격적인 주제, 적나라한 성 묘사가 새롭게 다가오긴 했으나
주구장창 혼란스러워하고 수동적인 캐릭터는 정말 짜증났다.
(이걸 그냥 받아들인순 없냐고? Why are you always like that?)
결국 그녀 혼자 헤쳐나가고 결단내릴 수 있는건 없었다.
그래서, 이 떨떠름한 기분을 가시게 해줄 책을 선택.
<너희는 봄을 사지만 우리는 겨울을 판다>
그러나 이것도 참 불행하였다.
부산 성매매피해여성지원센터 살림이 탈성매매 여성들의 글을 엮은 책.
파울로처럼 브라질까지 갈것도 없지.
당장 내가 살고 있는 한국에서 엄연히 성매매는 자행되고 있으니까.
여기 나온 여성들은 다행이도, 운좋게도 그곳에서 벗어났지만
아직까지 헤어나오지 못한 사람들이 많을테니...
성매매는 지금도 논란이 많은 논제다.
매춘은 오랜 전통과 역사를 가진거라 아무리 막아도 소용없다는 얘기
-- 이런 얘긴 가차없이 묵살해야 한다. 돈으로 육체를 산게 자랑스런 역사인가?
그래서 지금까지 물려받아야 할 유산이라도 되나?
또 다르게는, '성매매'를 노동으로 보고, 그들을 노동자로 봐야 한다는 주장.
근데 적어도 이 책을 읽는다면, 그들이 진정 원해서 하는 노동이 아니란걸 알게된다.
그곳의 구조상 한번 들어가면 빚을 질 수 밖에 없더라....
빚은 빚을 낳고 그걸 탕감하기 위해 다른 곳에 팔려가고 또 팔려가고.
또 그 생활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밖에 나와도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하다는거.
이건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빌어먹을 세상이 돈으로 장난치는 거다.
책에 실린 여성들은 나보다 좀 더 많거나 오히려 어린 여성들이었는데,
그들이 그런 삶을 왜 살아야 하지?
처음부터 성매매 시장이 없었다면 적어도 그런 길을 택하진 않았을거다
정말 책을 읽으면서 어찌나 욕이 나오는지.
글만 읽는게 너무 답답했다.
그녀들은 아주 담담하게 절제해서 글을 썼지만
그 책 한권은 너무 너무나 무거웠다.
what can I do for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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